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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젝트101

아주 순수한 공놀이 - 유이우 아주 순수한 공놀이 글쓴이 : 유이우(시를 쓴다. 공놀이를 좋아한다.) 올가을 친구들과 배드민턴 대회를 열었다. 건강해지려는 목적은 전혀 아니었고, 우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연한 일이었다 치기엔 오래전부터 어렴풋이 자발적 운동회에 대한 로망을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배드민턴이었냐고 누군가 물어보면, 그건 정말로 우연이라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 나는 주로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구민체육선터 앞 체육공원에서 음악이 나오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트랙을 돌면서 자전거를 탄다. 물론 이것 또한 건강해지기 위한 목적은 아니고, 자전거를 타고 바깥 공기를 풀어헤쳐가며 듣는 음악의 순간은 어떤 날들 속에서 잃어버린 내 기분을 무엇보다 잘 되찾게끔 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트랙을 돌고 돌며 찾아오.. 2021. 11. 28.
'다름'의 품격 - 김보린 ‘다름’의 품격 글쓴이: 김보린(춘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팀)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11월 첫째 주 토요일 아침 10시, 춘천시청 뒤편에 있는 춘천공연예술연습공간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공간에 들어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둘러앉은 사람들을 면면이 살펴보니, 20대 초반부터 90세 어르신까지 참 다양했다. 겉모습으로만 봐서는 도무지 이들은 무슨 작당을 위해 모인 건지 예측하기 힘든 이 모임, 바로 춘천문화재단의 ‘문화 다양성 예술교육 워크숍’이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은 춘천 시민들이 중앙의 거대 담론보다 지역이라는 내 삶터 안에서의 안전과 행복, 관계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지는 데에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춘천문화재단은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지역 분권화.. 2021. 11. 28.
10대 성/평등 교육을 둘러싼 현장들 - 강동희 10대 성/평등 교육을 둘러싼 현장들 글쓴이: 강동희(동글/페미니즘교육플랫폼Be.Do.) 교육은 차별과 폭력을 종식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차별과 폭력을 완화시키는 차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고 불평등한 현장에서 가장 느리게 끝까지 차별받는 존재와 함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큰 화두 중에 하나는 성평등이라 할 수 있다. 여성혐오, 젠더폭력, 성차별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며, 이를 위한 성폭력예방교육, 젠더감수성교육, 성평등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성평등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학교 현장은 이러한 흐름에 한참 뒤처져 있다. ‘#우리는페미니스트교사가필요합니다’ 운동, 페미니즘교육 의무화 청와대.. 2021. 11. 28.
우리 함께 오래오래 - 정은지 우리 함께 오래오래 글쓴이: 정은지 사회적협동조합 혁신청에서 활동가이자 디자이너로 일하고,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TTBW를 운영하며 웹 기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사회문제와 지역의 일에 관심이 많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프로세스를 다듬는 일을 즐긴다. FDSC에서는 지역지부와 빅활동 SEE-SAW, 페미니스트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페디소를 운영하고 있다. 일요일 아침 9시 6분, 선아 님께 걸려온 전화벨 소리를 듣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은지 님~ 일어나셨어요? 회의 시작해요. 빨리 들어오세요!” 전화를 끊고 눈 비빌 새 없이 컴퓨터 앞에 앉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누군지 묻지 않아도 운영팀장 인아 님이 분명했다. “저 지금 들어가고 있.. 2021. 11. 28.
권위와 위계 - 이택광 권위와 위계 글쓴이: 이택광(문화비평가) 우리는 보통 권위와 위계를 혼동한다. 물론 후자가 전자를 만들어내는 물질적 토대인 것도 사실이다. 권위는 모든 조직의 작동 방식이다. 그렇기에 권위와 위계는 상호작용이기도 하다.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위계가 필요하고, 위계가 있기에 권위도 지속한다. 그러나 엄연히 둘은 서로 다르다. 위계 없는 권위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역사에 등장하는 영웅적인 인격들은 위계를 파괴함으로써 권위를 획득한다. 말하자면, 위계는 권위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 권위가 위계를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를 작동시키는 필수 요소로 카리스마적인 인물을 꼽았다. 그러나 이 카리스마적인 인물이 그 권위의 영향력을 위계로써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정치를 사라지게 만드.. 2021. 11. 28.
4차 토론회 현장 스케치 릴레이 토론회 4차 : 예술 민원을 예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기록: 전민정 2021년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 사업에서 준비한 마지막 토론회 ‘예술 민원을 예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는11월 10일 오후2시부터 4시30분까지 청년예술청 그레이룸에서 열렸다. 2인의 발제와 모둠별 토의로 구성되었으며, 현장 참가자는 그간 민원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예술가와 문화예술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았다. 예술가와 시민, 행정가의 민원에 대한 서로 다른 감각과 감정을 공유하고, 예술 민원을 공동체의 의제로 올려 실질적인 해결법을 모색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기 시작하는 자리였다. 발제는 서울문화재단 예술기획팀의 최재훈 팀장과 우희서 시각예술작가가 맡았다. 모둠별 토의에는 사전 신청자들과 재단 직원을 포함해 18.. 2021. 11. 28.
예술대학생 워크숍 <역전 대학 : 위계 비틀기> 소개 예술대학생 워크숍 소개 👉 참가신청 : https://bit.ly/3qDsm7e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 사업의 두 번째 집중워크숍인 예술대학생 워크숍 가 진행됩니다! 🤨 교수님 이런 발언, 나만 불편해? 🙁 내 권리 내가 찾겠다는데, 프로 예민러라고? 😡 예술, 드러워서 못해먹겠다고 생각해봤다면? 는 예술대학 내 만연한 성·위계폭력 문제를 인식하고 학생 및 당사자들과 예방/대응에 고민하며 보다 안전한 예술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번 워크숍은 온라인(게더타운)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예술대학생 워크숍 📍진행일시1,2회차 프로그램은 동일함 2021년 11월 27일(토) - 1회차 : 14:00~16:30 - 2회차 : 17:00~19:30 📍대상 예술대학 내 .. 2021. 11. 16.
3차 토론회 소개 세 번째 토론회 돌아오는 가해자 👉참여신청 : https://forms.gle/rJrnhh1pbwQfAdCV9 (신청마감) 형의 효력을 실효한 전과, 돌아오는 가해자 2018년 문화예술계에 일어났던 미투운동 이후 수많은 성폭력과 위계 관련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과와 반성도 있었지만 부정과 비난 등 예상치 못한 2차 가해가 쏟아지면서 현장의 창작자 모두가 거대한 파도에 휩쓸렸고 크나큰 충격에 빠졌다. 도제 방식의 예술교육 및 창작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여기저기서 자성의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이후 사건들은 재판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가해자가 엄중한 형을 언도받았다. 용기를 냈던 많은 피해 당사자들은 두려움을 떨쳐내며 일상 복귀를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던 중 형의 .. 2021. 10. 29.
2차 토론회 소개 두 번째 토론회 화장실 빅뱅 : 공공공간의 성평등과 다양성 토론회 의 두 번째 주제는 ‘공공공간의 성평등과 다양성’이다. 특히 화장실로부터 시작하는 공공 문화예술 공간의 차별과 배제의 성격을 생각해보면서, 앞으로의 공공공간, 더 나아가 우리가 머무는 모든 공간이 포용해야 할 다양성에 대해 심도있게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화장실은 사전적 의미로 대소변을 보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하지만 정말 화장실은 대소변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써 의미만을 가질까? ‘화장실을 간다는 것’의 의미는 ‘음식을 섭취한다는 것’과 연결된다. 결국 배변으로써 생존뿐만 아닌 섭취로써 생존과도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화장실 빅뱅 : 공공공간의 성평등과 다양성’ 토론회를 통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차별.. 2021. 10. 29.
1차 토론회 소개 첫 번째 토론회 LINE과 카르텔, 위계의 대물림 소개 토론회 의 첫 번째 주제의 시작점은 '탈위계'다. 불평등과 위계는 언제나 붙어다니며 성폭력의 작동 구조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제껏 쉽게 드러내놓고 다뤄지지 못했던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현재 공론화 시도와 함께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는 성평등 이슈가 결과라면, 과정에 해당하는 위계는 결과적 사안의 중요성에 의해 후순위로 밀려나거나 사안의 모호성 혹은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올리게 할 사회적 언어가 없다는 이유로 다뤄지지 못했다. 특히, 많은 노동 현장과 마찬가지로 유독 프리랜서가 많고 단체도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운 문화예술계의 좁은 생태계와 독립적인 유통구조 안의 빈약한 안전장치에서 이 문제는 더욱 드러나지 않는다. 각자도생과 협업이 .. 2021. 10. 29.
새로운 시대의 대중문화와 참여의 의미 - 정지우 새로운 시대의 대중문화와 참여의 의미 글쓴이: 정지우(문화평론가, 저자) 최근 미디어환경이 급변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과거 일방적인 공중파 TV 송출이나, 신문 발행, 그밖의 각종 문자와 영상 매체가 지금과 달랐던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일방향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모든 매체가 쌍방향성 속으로 깊이 들어왔다. 유튜브 등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영상 송출에 달리는 실시간 채팅들, 뉴스마다 달리는 댓글들, 그 외에도 여러 SNS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 범람하는 평가들은 쌍방향 시대를 확고히 증언하고 있다. 그래서 생산자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이 과거에는 정부 위원회의 검열이나 유력 평론가들의 평가 같은 것이었다면, 이제는 거의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2021. 10. 27.
둘 다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말, 완전히 나의 것은 아닌 그런 말 : 『예의 있는 반말』에 관한 짧은 리뷰 - 정동규 둘 다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말, 완전히 나의 것은 아닌 그런 말 : 『예의 있는 반말』에 관한 짧은 리뷰 글쓴이: 정동규(『예의 있는 반말』 프로젝트 기획자) "한국 사회에 강하게 남아 있는 차별과 억압의 근본적 원인은 '존댓말'과 '반말'로 이루어진 '존비어 체계'에 있습니다."[1] 한국에는 오랜 시간 동안 변한 적 없었던 두 유행이 있다. ‘존댓말’과 ‘반말’이라는 유행. 이 유행을 만들었던 누군가를 특정할 수도 없을 뿐더러, 어쩌다 존댓말과 반말이 보편적인 말이 되었는지 크게 궁금해하지 않은 채 한국말을 자기 자신의 말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유행을 따른다. 우리는 알 수 없는 누군가의 견해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놓은 유행과 구조하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유령’의 집에 머물며 .. 2021.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