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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넌 무엇을?/[기획포럼] 역동하는 성평등, 자가당착의 오류

[사랑해] 발제2. ‘제3회 페미니즘예술제’에서의 검열과 참여작가 전시배제 사건에 대하여

2023. 1. 3.

수많은 비정상을 끌어안은 존재로 스스로를 소개한 예술인 사랑해 님이 두 번째 발제를 이었습니다.

‘성평등전주’의 예술인 전시 배제 사건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 사건의 발단

전주시가 설립, 운영하는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성평등전주에서 제 3회 페미니즘 예술제 <지구탈출> 공모를 열었고, 포트폴리오 심의를 통해 10인의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선발이 되었습니다. 이 예술제는 문화예술을 통해서 성평등에 관심 있는 시민이 페미니즘을 긍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 목적으로 하며,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시각 예술인의 참여를 도모하는 공고를 냈습니다.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의 진행 하에 예술제 준비를 위한 비공개 워크숍이 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였던 선미촌에서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지우는 공간이 아니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고, 차별과 편견 없는 안전한 자리라고 판단하였기에 과거 성 산업에 종사했던 저의 경험도 같이 공유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저를 포함해 치명타, 이시마 작가까지 총 3인이 비공개 워크숍에서 했던 발언을 근거로 전시에서 제외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습니다. 

 

 

- 전개

전시 제외 통보에 대해 성평등전주에 메일을 보냈으나 회신이 없었으며, 작가 3인 누구도 관련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들어간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홈페이지에 사과문이 올라와 있었던 것을 보았고, 다른 작가들로 대체된 전시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사과문에는 성평등전주가 가진 반성매매 입장과는 다른 성노동 입장의 예술가들과 예술제를 준비하는 것은 그간의 선미촌의 변화 노력과 모순되는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작 작가들은 반성매매 운동에 반한다고 한 적이 없으며 전시와 창작 작업에 대해 어떤 논의 요청이나 내용 전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성노동이라는 용어는 반성매매 운동을 하는 단체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성매매가 구조적인 이유로 자원이 부족한 여성들의 생계 수단이 되기도 했으며, 상시적인 폭력과 부당한 처우에 노출된 성매매 여성에게 안전과 인권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맥락에서 성노동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들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에서 반성매매와도 분명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후 상황

이 사건의 본질은 기관과 작가들의 입장 차이가 아니라 페미니즘 이름으로 행해지는 사상의 검열과 양심 및 표현의 자유 침해입니다. 해당 예술제는 국비, 시비로 운영되는 사업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블랙리스트 만들고 재정지원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평등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고 이에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또한 9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와 보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예술인의 사상, 양심의 자유, 예술인 권리 침해 시 구제 및 시정 조치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초반에 작성한 전시 계약서 제2조 2항에도 작가 견해를 존중하고 작품 활동에 부당하게 간섭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15조에서는 전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로 천재지변, 기타 불가한 항력, 상대방으로부터 성희롱 성폭력을 당한 경우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발생한 일방적인 전시 계약 취소 통보는 부당합니다.

 

계속해서 성평등전주에 다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나. 예술인에 대한 사상검열과 차별을 중단하라.
둘. 성평등전주가 기획하는 행사에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술인들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하라.
셋. 위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공식 문서로 발표하라.

관련 사건 보기: https://slownews.kr/8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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