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NE:넌 어디서?/같이, 운영기획단

[황유택] 다양성-운동성-확장성을 기대하며

2022. 12. 19.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16년에 연출자로 데뷔하여 현재까지 연극과 융복합 기술을 기반하는의 다원예술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여러 분야와 협업을 도모하면서 보다 창조적인 언어를 발견하고, 새로운 연극성을 발견하며 다양한 창작 영역을 확장코자 노력하고 있어요. 또 창작 외 기획 활동도 하고 있어서 저 스스로를 독립문화기획자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2. <NONE:넌> 운영기획단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NONE:넌> 사업의 운영 주체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정말 큰 의미가 있었어요.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 사업은 2021년 청년자율예산제(*청년 당사자가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편성에 참여하는 제도)를 통해 당시 현장 당사자들이 제안하며 본 정책이 수용되었고 청년예술청이 담당하여 시작된 사업이에요. 기관의 정책 기조 안에서 사업이 설계되고 예술인이 참여한 것이 아니라 현장 예술인들이 먼저 문제에 대해 발화하고, 그 가치를 확산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동시에 현장에서 발화된 고민들이 재단 내 거버넌스 민간 주체들도 함께 연대하고 고민하면서 시작되었던 것이지요. 

 


청년예술청은 비교적 문턱이 낮고 희망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갈등의 소지가 있는 예산분배 토론이라는 실험도 잘 흡수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버넌스에서 각각 담당하는 사업기획과 실행이라고 하는 ‘나무’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정작 ‘숲’인 문화예술계의 고질저인 문제를 간과할 수도 있어요. 끊임없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면 내부에서 자기반성을 하고 파생된 담론을 다시 사업화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해요. 그렇게 탄생한 사업이 <NONE:넌> 입니다.  


3. 2022년 플랫폼 성격으로 시도한 <NONE:넌>은 어땠나요?
2021년에는 다양성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성평등을 감각하는 수준, 판단하는 기준, 주목도 자체가 각자 모두 다르기 때문이에요. 특히 문화예술계에는 다양한 정체성이 존재하며, 양성평등에서 확장해서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성평등을 고민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러 기획 프로그램 안에서 다양성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2022년 <NONE:넌>은  참여 예술인들이 자기 정의를 내리고 그 안에서 다양성과 확장성을 찾는 플랫폼으로 전환했습니다. 지원의 성격을 넘어서 새로운 공동체 실험을 시도했고, 기관 안에서 담론이 발화하였으며 프로젝트가 작동했어요. 예술인들이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만나 팀을 만들었고 커뮤니티가 확장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4. <NONE:넌> 과정에서 갈등이나 어려움이 있었나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예술인들이 자기 안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반면 또 모두가 안전하고 어디에도 무해한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 같아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각 그룹이 가진 질문과 고민을 알 수는 있는 예술적 실험이라는 의미는 있었지만, 미래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담론까지 이르기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마 우리 이야기가 바깥으로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서 그랬나 봐요. (웃음) 청년예술청을 벗어나 그룹이 피켓을 들 수도 있고, 시의원에게 정책질문서를 보내거나 민간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더 큰 공론장을 만드는 등의 역동적인 방식도 다음 <NONE: 넌>에서는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5. 성평등/탈위계 문화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 잡혔으면 하나요?
성평등과 탈위계 문제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갈등이 지속해 수면 위에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그 갈등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나은 내일을 논의할 기회가 되기 때문이죠. 성평등하고 탈위계한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보고 그 단어를 지운다면, 더 이상 문제로 인식되지 않아 운동성은 사라지고 오히려 사각지대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이라 믿듯 말이에요. 정책과 제도가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현 상황에서의 문제를 충분하게 논의하면서 하나씩 해결책을 찾고 이를 안착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변화를 가져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더욱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