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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넌> 2021 프로젝트 보기/함께하는 사람들

함께하는 사람들 - 이시마

2021. 8. 26.

함께하는 사람들

 

 

이시마

 

이름/소속

이시마

 

요즘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전통 민담, 설화를 기반으로 퀴어 단편 영화 시리즈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때로는 글로 남겨져서 그 원본을 찾을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가변하는 민담의 성질이 유동적인 바깥의 존재들 - 퀴어들을 담기에 너무 좋고, 또 재미있는 틀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자 공부를 많이 하고, 고서들을 뒤적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영상 작업의 가장 큰 기틀을 잡아주는것은 노래인데요, 주제가 되는 곡을 먼저 쓰고 다음 스토리보드를 제작하고, 대사를 쓰고 있습니다. 곡에 오래된 언어들이나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민중의 언어를 사용하는게 발굴작업같이 재밌습니다. 

 

문화예술계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을 위한 일상적인 나의 노력
성별지정적인 인칭대명사 사용하지 않기를 요즘 열심히 지키고 있습니다. 그, 로 통일하기. 남성형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모든 언어 (배우/여배우 등)를 기본형으로 통일시켜서 사용하는것을 작업과 촬영의 기본으로 삼고, 공동작업자들과도 민감하게 서로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다소 불편하고 예민한 환경, 바늘 위를 걷는 듯이 서로를 피곤하게 감시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통해 무지하게 죽어있던 위계에 익숙해진 감수성을 되살리려고 합니다. 

 

NONE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신 계기

저는 연구를 기반으로 작업에 확장해나간다는 작업의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작업 방식이 궁금했어요. 제가 사용하지 못하는 미디엄들에서 어떻게 촘촘히 서사를 쌓아가시는지, 저의 작업 방식에서 어떤 수정과 고침이 필요한지, 서로 새로이 자극을 받아서 어떤 새로운 작업이 가능할지. 내용 뿐만이 아니라 그 과정과 틀에서 성평등·탈위계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반 작업자들이 서로 살얼음판을 걷는 듯이 서로를 감시하는 작업환경'을 조성하는것에도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화예술계 성평등·탈위계를 위해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대표적인 주제 두 가지
우리는 답변에 이르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것일까요? -> 저는 학술적인 앎을 기본으로 모든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헌조사가 선행된 후, 일련의 검증을 통해 '옳은 방식'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평등·탈위계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연구들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연구 이외에도, 어떤것들이 필요할까요? 예를 들면 안전한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생성, 교육 프로그램도 있을 수 있겠죠.

 

지속가능한 safe space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요? 그 공간의 안쪽에서는 누가 안전하다고 기대하고 들어갈 수 있을까요? 모든 혐오표현에서 자유로운 공간이 가능할까요? 


문화예술계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 사업을 통해 상상하는 기대효과
질문들을 잇는 새로운 질문들을 바랍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답변의 도출 보다는 무한히 확장하는 질문들을 던지면서 어떠한 부분들에 대한 질문이 현재 누락되어 있는지, 그 질문들을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불평등이 내재되어 있었는지에 대한 발견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많이 대화하고 싶어요, 많이 많이 대화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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