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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넌 무엇을?/[아투워크] 예술_노동: 나와 당신의 예술+x= 노동

강연(2) 예술순환로, (3) 김계피 / 에디팅 퍼포먼스

2023. 1. 6.

2강. 활동/ 예술로 잘 살 수 있을까. 예술순환로 「동료 예술인들의 안부를 묻다: 동네에서 예술안전망을 질문하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시 4개 자치구가 참여한 예술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가운데 성북구에서 실시한 프로젝트가 ‘예술순환로’이다. 마포구, 영등포구, 중구가 참여한 바 있으며 각 자치구의 예술생태계와 자원이 다르므로 프로젝트의 방향은 각기 달랐다. <예술순환로> 소개는 써니 님, <예술로 돈 벌 수 있을까, 예술로 잘 살 수 있을까>는 민선 님이 각각 진행했다.

예술순환로 프로젝트 자세히보기  https://artsoonhwanro.com/

 

 예술하기 좋은 동네 만들자, 예술인 손으로!
_예술순환로 슬로건

 

각종 창작 지원사업, 작업을 위해 따내야 하고 또 없어지면 불안한 그것. 지원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예술 창작 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예술순환로 프로젝트의 첫 시작은 조사에서 출발했다.

1단계: 예술생태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동덕여대가 있는 석관동과 월곡1,2동에 거주하거나 주요 활동지로 삼은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진행

2단계: 인터뷰를 통해 예술생태계를 이루는 키워드 선별
공간, 배움 교육, 유통 마케팅, 예술활동 지원, 네트워크

3단계: 6개 카테고리로 사업화 
공간, 시스템, 콘텐츠, 사람, 네트워크, 지역접점

 

이어 3개년에 걸쳐 5개 파트의 소그룹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룹 참여자 - 일정 금액을 받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워킹그룹 - 운영위원회]로 구성된 거버넌스를 운영했다. 큰 범위의 논의가 필요한 경우 공론장을 개최하기도 하였으며, 관심있는 예술인은 신규 운영위원에 지원할 수 있는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 하나. 예술생태계에 필요한 것은 찾기
: 지역경제 / 온라인 / 공간 기반 예술활동에 대한 스터디

- 둘. 창작물을 선보이는 과정 중심의 예술제팀
: 이전의 예술 축제와 다른 점은 기획자와 지역주민이 예술인과 함께 참여하는 더 큰 동네예술제 개최

- 셋. 동네에서 동네를 고민하는 지역연구팀

- 넷. 다양한 거점 공간을 활성화하는 팀

- 다섯. 웹플랫폼 운영팀

 

예술로 돈 벌 수 있을까, 예술로 잘 살 수 있을까

 

예술로 돈 벌 수 있을까’ 

예술가들이 자신의 창작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투잡을 하거나 지원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수익구조를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스터디였다.

 

창작물로 가기까지 예술가들이 들이는 시간 즉, 작업 과정을 수익구조로 전환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예술순환로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로컬리티를 상품 개발 아이디어로 차용하려고 했고, 이를 위해 예술인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마인드 스위치’를 선행했다. 자신의 예술 작업에 대해 스스로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있고, ‘돈’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다수의 예술인들이 전시 혹은 공연을 올리는 것까지를 작업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마인드 스위치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이 시간을 계기로 수익구조 설계의 중요성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이후, 로컬자원을 활용하여 수익상품을 만든 예술인들과 멘토-멘티를 맺고 기획, 조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3개 팀이 아트상품을 개발하고 펀딩을 통해 생산 및 판매를 하여 수익을 실현했다.

<고요한 접촉>팀 -  월곡, 석관 도시와 마을 풍경을 바탕으로 다용도로 쓸 수 있는 마을 보자기
<프로젝트YES>팀 - 주민들의 식생활을 주제로 삶에 다가갔던 일러스트 잡지 ‘석관디미방’ 
<열매방앗간> 지역 인근 봉제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천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팥 손난로

자신의 예술 창작물과 수익구조가 과연 완벽하게 결합되어 있나? 구체적인 상품이 결과물이 되다보니 굿즈 위주가 되었던 한계점은 있었으나, 예술인들이 로컬리티와 수익구조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의미 있었다는 참여자들의 후기가 있었다.

 

 

‘예술로 잘 살 수 있을까’

‘잘살다’ = 붙여서 쓸 경우, 부유한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잘 살다’ = 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떨어뜨려 사용했다. 2022년에는 예술 창작물과 경제논리보다 예술인의 삶을 고민하는 스터디를 기획했으며., 로컬리티, 예술유통, 예술교육, 복지정책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

A 파트. 북스터디 / ‘우리 잘 살 수 있나요?’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지금의 예술생태계 진단하기

B 파트. 강연과 토론 / 예술인복지와 정책의 사각지대 찾기
문화예술노동연대 이씬정석 대표 오픈특강과 라운드테이블 연계형

C 파트. 번외편 / 유통, 지원사업에서 고용주가 되는 경우 알아야 할 행정절차

 

예술인들이 예술 창작작업을 내면화 하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예술을 노동으로 바라본다면 예술인 스스로 가져야 되는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한다는 것에 의미를 일련의 활동이었다.

 


3강. 창작/ 프로젝트가 엎어졌다, 예술인은 누가 보호하지? 김계피 작가 「예술은 노동이 될 수 있는가: 프로 생활문학인의 생존과 전략」

김계피 작가는 웹진SRS에서 <고독한 두시의 킬러 네시, 일곱시> 단편소설 발표를 시작으로 시대의 사랑, 학산문학 등에서 단편을 발표하고 있는 생활문학인이다. 생활문학인이라 정의한 이유는 비등단 작가이며, 예술노동자로서 문학만 하는 게 아니라 직업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예술창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가, 기획자, 광고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엎어진 프로젝트, 보호받지 못한 자신의 경험

대형 콘텐츠 기업이 기획자(소속 직원)과 90년대생 아티스트들과 같이 경계를 허무는 다원예술 <프로젝트9>을 기획했다. 예술인들은 프리랜서 형식으로 고용되어 매달 2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고 출판, 음악, 영화, 전시 총 4개 팀을 만들었다. 해당 프로젝트로 국가 지원사업에 지원했지만 떨어졌고, 고용한 업체에서는 제작비 전액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외부 투자자 확보와 참여 작가들의 강연, 텀블벅 펀딩까지 제작비 마련을 위해서 작가들도 함께 노력했으나 업체의 소속 직원이었던 기획자가 7월에 퇴사를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업체는 이러한 경우 사업 진행을 중단하겠다고 하여 기획자는 퇴사한 후에 월 20만원을 받으면서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그런데 그에게 프로젝트9 외 회사 전반의 업무까지 수행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업체와 기획자 사이에 불화가 발생하여 8월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매달 지급하기로 한 아티스트 지원금 일부에 대한 지급 문제로도 업체와 아티스트들이 갈등을 겪기도 했다.

     

창작자 입장에서 본 예술과 노동, 예술이라는 노동과 관련해서 예술노동의 개념

참여한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업체 책임론과 기획자 책임론으로 의견이 양분화되었다. 문제가 발생한 8-9월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서울문화재단 법률자문을 구하기도 해봤고, 일종의 예술인단체를 만들고 교섭권을 행사를 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글 쓰고, 회사 다닐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노동일까?

예술:  비표준화된 취미활동, 비자본주의적이고 하청 구조의 불안정, 지원금에 의존하며 예술인복지법의 수혜를 받는 것
노동: 자본주의에 따르며 표준화된 경제활동을 하는 특정한 집단의 행위,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뉘며 세금을 납부하고 급여를 받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것

앞서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서울문화재단에서 법률상담에서 예술인은 복지 대상자이기 때문에 수혜 대상자이며,  노동의 영역에서 차상위계층과 같은 위치에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의 기준을 정하고 이 기준에 미달하면 업체를 처벌하지만, 예술인은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법률적인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기관에 법률상담을 요청했을 때 상담 뿐 아니라 변호사가 내용증명 작성에 도움을 줄 것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등단과 비등단, 문단이라는 허상에 대해서- 등단한 작가, 예술가라는 꼬리표와 위계의  발생

문학계는 습작생 시절을 거치고 등단해서 청탁을 받는다. 청탁 문예지에 발표된 글이 모여서 첫 책이 나오는 것이 일종의 프로세스이다. 신춘문예인 경우에는 당선이 되면 그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들에서 회의를 거쳐 미리 계약을 한 다음에 문예지에 발표하도록 도와주며, 역시 그 원고를 모아서 책을 내는 구조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단은 문학계 내에서 중요한 이슈이다. 

 

그러나 웹진, 독립출판 등 문학계의 활로가 많이 확장되어 있는 요즘에도 등단이 꼭 필요할까? 등단은 명시적으로 예술가라는 자아 형성에 도움이 되고 문학인으로 인정받기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심사는 결국 성공과 패배, 제도에 순응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면서 일종의 위계를 형성하게 된다. 심사를 하는 자격도 문학 장르에서 오랫동안 책을 내고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이 되므로 이른바 ‘선생님 문화’가 생겨났다. 

 

등단자 00씨: 등단은 실력을 평가하는데 효율적이다. 또 등단이 없으면 청탁이 없으니 삶의 안정을 위해서도 등단이 필요하다.
미등단자 00씨: 등단을 하고 싶다. 하지만 제도적인 안정이 있다면 등단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1년에 원고지 100매 기준의 원고 청탁이 4번 들어와도 연간 수입이 400만원에 불과해 원고료만 가지고는 생활이 어렵다. 무엇보다 3개월마다 소설 1편씩 써내는 것도 쉽지가 않다. 결국 등단과 비등단이 아니라 제대로 된 프로세스의 부재가 문제가 아닐까? 또 문학은 자본주의화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이미 등단을 실력 평가의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순이 있다. 

 

프로젝트가 엎어진 후, 출판사도 갖고 있는 이 큰 업체를 상대로 논지를 확장시켜도 될지 의문과 공포심이 들었다. 잘 모르겠지만, 그저 즐겁고 행복하게 예술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전부이다.  예술가가 배고픈 직업이라는 패러다임을 깨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있는 존재가 있도록!

 


에디팅 퍼포먼스

아투워크(ARTOWORK) 구성원들은 '노동으로서의 예술에 대한 논쟁'을 주제로 한 위키백과 페이지를 개설했다. 위키백과는 인터넷으로 독자들이 자유롭게 저술하고 편집, 수정, 보완하는 방식의 백과사전으로 구성원들은 프로젝트 이후에도 계속해서 주제를 확장하는 에디팅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노동으로서의 예술에 대한 논쟁 보기 https://naver.me/FWPD9M8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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