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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넌 무엇을?/[예술공동체] 난상: 공동체는 SELF입니다

난상: 공동체는 SELF입니다

2022. 12. 27.
예술공동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공동체를 바라고 또 구할까요?

공동체란?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 하는 집단
공동체성이란? 운명이나 생활, 목적 따위를 같이하려고 하는 집단이 갖는 성질

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으며, 개개인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게 된다는 말에 익숙하리라 생각합니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 그리고 공동체성의 회복에 대한 중요성도 빠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예술에서의 공동체는 무엇일까요? 예술공통체 그룹은 이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한 편의 연극 퍼포먼스 구성하였습니다.

난상: 공동체는 SELF입니다.

'난상'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모인 서로 다른 예술인 6명은 우리에게 왜 예술 공동체가 필요한지, 예술공동체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 고민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 자리를 기획했습니다. 토론과 연극, 즉흥과 연출,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이 연극 퍼포먼스에서 여러분은 일곱번째, 여덟번째, N번째 배역으로 초대됩니다.

 

예술공동체 팀는?

예술 노동에 대해 탐구하며 이를 공유하고 싶은 다양한 장르의 창작자 및 기획자로 구성된 팀입니다.


공동체의 효용을 결론짓기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기에 생각하는 과정 자체를 퍼포먼스 형태로 만들었고, 같이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미처 마치지 못한 회의 한 가운데에 갑자기 참여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 연극 퍼포먼스는 연출과 즉흥이 뒤섞여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고 같이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일부분을 소개해드립니다.

 

'일베' 플랫폼에서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예술공동체라 부를 수 있을까?

* 일베란? 2010년 4월 최대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삭제 글 등을 모아 보여주던 사이트에서 출발했으며, 2011년 <일간베스트>로 분리하면서 점차 극우 성향의 정체성이 정립되었다.

예술과 공동체는 어떤 신성함이나 이상적인 참된 가치 내지는 세상에 이로운 것을 행해야 하는 것일까? 일베도 일종의 커뮤니티 즉 공동체라고 본다면 선한 가치만을 지향하는 집합에만 공동체로 부를 수 있다는 가치평가는 들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같은 목적을 가지고 여럿이 모였으니 공동체라고 간주한다 하더라고, 타인을 비하는 이미지를 만들거나 특정 사상을 심기위한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행위도 예술 창작으로 볼 수 있을까?

관객 의견

- 공동체 아닐까? 어떤 목적성을 가졌든 사회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베는 표현의 자유라는 문제도 섞여 있어 예술공동체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민중미술 걸개그림 VS 일베의 정치적 창작 작품]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일베에서의 창작활동이 껄끄럽게 보이는 것은 예술을 수단으로 정치적인 목적의식을 반영하여 비방과 세뇌를 하려는 모습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중미술 걸개그림과 일베에서 정치적 성향을 띤 예술작품의 목적성은 서로 어떻게 다른가도 되물을 수도 있다. 일베의 표현에는 혐오, 비하, 소수자를 향한 폭력이 포홤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관객 의견

- 누구나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초연결 시대이므로 표현의 자유보다는 결국 행동의 결과와 영향력을 고민해야 한다.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그리고 책임을 질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책임의 기준은 그 행동의 결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가 숫자로 알 수 있다.

 

- 공동체는 약속과 규칙 그리고 지향하는 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일베 커뮤니티에 소속되지 않아 어떤 약속과 규칙이 존재하고, 지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개인적인 욕구를 푸는 공간인지도 모르겠다.

 

- 무엇이 예술이다 혹은 아니다 구분짓기 어렵지만 본인 스스로는 일상에서도 분명 예술적 감성은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예를 들어 커피 한잔을 주문했는데 그 위에 잘 표현된 라떼 아트를 보았을 때,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섬세함을 발견했을 때도 그 사람의 혼이 담겨있는 예술이라고 느낀다. 만약 일베 구성원들의 창작물에도 혼이 있다고 전제한다면 나 스스로는 그 혼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뿐더러 이것이 사회에 존재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분의 질문에 대해 함께 논해봅니다.

참여자들이 사전에 남긴 질문을 다 같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공동체에는 지속가능함이 반드시 필요할까? 
공동체는 약속문이라는 것을 만들고, 이 가치를 따르고 독려하는 사람들이 모이니까 그 약속이 지켜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적과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 그 목적 의식이 느슨해지거나 추구해오던 가치가 오늘날에 뒤쳐진 것일 수도 있다.  본래의 방향성을 잃고 가치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는 공동체를 꼭 지속해야할까?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하지 못하고 처음 가치만 유지하려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공동체'는 해산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A. 나는 연극을 하고 있는데 극단을 꾸리지 않고 있고 제작 그룹 정도에 머물면서 서로 적은 책임과 많은 자율성을 추구한다. 갈등이 적고 각자 맡은 부분에 책임을 지려고 하는 분위기가 생겨서 좋지만 한 팀이라는 끈끈한 마음이 잘 생지는 않는다. 이것이 공동체가 맞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그래도 공동체라면 끝까지 같이 나아가려는 생각은 가져야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Q. 지속가능해야지만 공동체일까?

A1. 공동체를 찾는 이유는 마치 집과 같은 안전함을 느끼기 때문같다. 다만 안전한 느낌과는 별개로 영원히 이 집을 지키면서 어떤 상태라도 머물기란 어려울 것 같다.
A2. 공동체와 안전을 집으로 연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공동체에 존재하는 헤게모니 안에서 소수자는 고통받고 있고, 공동체=집은 안전하다고 전제를 두기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안전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오히려 공동체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더 안전하게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공동체는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A3. 하나의 공동체가 지속가능하기는 어렵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른 공동체가 생기면서 또 다른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은 아닐까? 마치 사라진 공동체가 남기는 유산처럼!

Q. 술자리는 공동체에 친밀감을 심어주는 요소가 줄 수 있을까?
A1. 어떤 공동체에서는 윤활유가 될 수 있고, 어디서는 싫은 것이 될 수 있다. 전통적인 예술공동체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했었던 것 같다. 
A2. 같이 술을 마시는 행위자체즌 괜찮지만 그 자리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은 안된다고 본다.
A3. 나 스스로 술 마시기를 좋아해서, 반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술자리를 가지자는 제안을 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폭력적인 제안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떼문이다.  술자리 또는 술마시 마시기를 강요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Q. 지속가능성을 가지려면 업무적으로는 수직적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공동체는 수평적 관계를 추구한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업무고, 어디까지가 관계일까? 
집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은 혈연으로 맺어진 수직공동체인 가정에서 자라났기 때문이 아닐까? 성평등과 탈위계한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라 해도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수직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수직적인 의사결정에는 권한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구조에서는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에 권한을 가질 수 없고 의견을 모으다 보면 일 처리가 늦어진다.

A. 공동체에서도 수직적 의사결정이 존재하고 리더도 필요로 한다고 본다. 다만 리더의 권한보다 리더가 꼭 해줘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체 안에서 책임감을 갖고 완충재의 역할을 가장 잘 해냈을 때 일종의 리더의 권한이 생기게 된다. 이를 고려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고 그 리더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운영위원들이 업무의 효율과 수평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열띤 토론이 오고 갔던 연극 퍼포먼스를 위해 준비한 예술공동체 그룹과 모든 관객, 참여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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