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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넌 무엇을?/[미정] 놀이: 뒤로가기 그리고 사라지기

놀이: 뒤로가기 그리고 사라지기

2022. 12. 18.
여러분의 삶은 안녕한가요? 

삶에서 (do) 하지 않음(do not) x축과 y축의 그래프에 옮겨 그려본다는 상상을 해보았어요.

해야 하는 ~ 하고 싶은 / 하지 않아야 ~하고 싶지 않은

 

당신의 좌표는 어디에 위치해 있나요?

 

틈새로 새어 나오는 기미를 가만히 살펴볼 있다면, 비로소 서로를 느낄 있을 거라는 전제를 두었어요. ‘미정그룹은 자신을 살펴보는 매개로 다양한놀이 선택했어요. 우리가 공통의 감각을 발견하고 유대를 형성한다면 효율성, 생산성이 유발시킨 불평등, 위계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있지 않을까요?

2022.11.22( 화 ) - 11.24( 목 )  청년예술청   그레이룸

놀이: 뒤로가기 그리고 사라지기는?

놀이를 다양한 소주제들과 함께 사유하며, 놀이란 무엇이고 놀이와 함께 논의할 있는 개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놀이가놀이 존재할 있는지 놀이에 관한 자유로운 대화(=뒤로가기) 구성된 리서치입니다. 더불어 3 간의 전시는 뒤로가기를 표방한 대화의 연장이자 사라지기를 의미합니다.

 

미정은?  (아닐 ) (정할 ), undecided

정해지지 않은 무언가에 대한 관심으로 구성된 팀이며, 탈효율-탈생산-탈생산-분류될 없는 놀이터를 만들고자 합니다.

구성원: 상은, 정원, 윤마리, 국보승, 코알라, 쿤타킨테


놀이X경쟁 (상은) 식후땡 뜨개질, 그것이 예쁜 쓰레기일지라도

상은님이 정의하는 뜨개질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1_무언가 하나 완성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하는 동안 다른 것을 손에 잡을 없기 때문에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는

2_실은 엮어내는 수행적 시간이자 잡념을 없애는 명상 그리고 무언가생산되는 생산적인

함께 뜨개질 하면서 목표없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 어떤 것에 시달렸고 무엇에 제동에 걸고자 하는지 서로 들여다 봤어요.

뜨개질을 하고 있으면 앞으로 달려가는 잊고 둥글게 옆으로 퍼지는 느낌이 든다.”

다음에는 어떤 모양이 될까 예측할 있지만 예측할 없는

점점 커지는 파동

시간을 들인만큼 늘어난다. 뜨개질은 정직해.”

어찌보면 가장 정직한 노동의 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뜨기를 반복하는 .”

오른손에 많은 ! 왼손은 편함. 생각이 없어지는 시간 

놀이X고독(정원) 놀이와 고독에 대하여

정원님은 함께 참여하는 놀이를 하는 중에도 문득 고독감을 느낄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리서치를 기획했어요.

구름이 하늘의 공간 속에서 생겨나고 안에서 사라지듯 고독감을 구름과 음악에 실어 보았습니다.

놀이X죽음 (윤마리) Fort-Da Game 

당신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요? 죽음에 대한 불안을 갖고 있나요? 

실체가 있나요? 어떤 모양새를 지니고 있나요? 실체를 감각할 있나요?

그것은 어디로부터 시작하나요? 그리고 어디로 향하나요?

당신은 그것을 지배할 있나요? 놀이할 있나요?

Fort-Da Game이란?

프로이트가 손주를 관찰하던 중 손주가 실패(실을 감아두는 작은 도구)를 가지고 하던 놀이에서 발견한 이론.
아이는 실패를 멀리 던지면 Fort, 실패를 잡아당겨오면 Da 라고 외치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아이가 손에 든 실패와 어머니로 상징화하여 해석했다. 실패를 던져 멀어지는 행동을 어머니의 부재, 실패를 잡아당기는 것을 어머니가 돌아오는 것으로 상징화하여 공포를 미리 연습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보호기제를 형성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아이는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를 상실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놀이로 상징화 하여 반복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지배본능을 갖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 삶은 Fart와 Da 사이를 즐겁게 반복할 수 없고 나중에는 양극의 불안정에 진동하게 된다. 

마리님은 고대 스칸디나비아의 완곡 대칭법(Kenningar) 활용한 죽음을 어떻게 부를 것인가에 대한 7인의 대답과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 레퍼런스 리서치에서 영감을 받아 Fort-Da Game 이론에서 차용한 디지털납골당(instagram @digitalcharnel) 기획했어요. 

하나. 텍스트와 사운드 가이드를 통해 참여 방법을 익혀주세요. 비치된 작업노트와 아카데믹 레퍼런스를 살펴보아도 좋습니다.
둘. 흰 종이에 검정색 펜으로 당신의 Fort를 적은 후 파쇄기에 넣어 갈아주세요.(Da)
셋. 잘게 갈려 비트(Bit)로 쪼개진 당신의 Fort는 게임 주최자에 의해 수습되고 임의로 재배열됩니다.

 

놀이X준비 (국보승)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밖에 없었다.

보승님은 쓰고나면 금새 사라지는 기화펜을 도구로 휘발하여 사라질 말을 담은 유서 쓰기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분명 썼던 흔적은 존재하지만 어떤 의미인지 알아볼 없는 누군가의 유서를 보면서 삶은 어쩌면 죽음으로 나아가는 중이라는 것을 새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놀이X천국 (코알라) 죽었다 생각해

위계가 없는 평등한 곳은 어디일까? 코알라님의 생각이 뻗어간 곳은 죽음-천국이었다고 해요.

죽었다 생각해 보고 떠오른 생각과 감정으로 만든 < 안아주고 사랑할 > 소개합니다.

 

<더 안아주고 더 사랑할 걸> 작사-작곡-노래 코알라 / 음악 듣기 http://kko.to/IR-9juLYeG

죽었다 생각해 보니
죽었다 생각해 보니
나는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아있네요
조금 더 잘할 걸 그랬어
이쁘게 말할 걸 그랬어
함께 더 있을 걸 더 안아줄 걸
더 사랑할 걸 그랬어

사랑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형 동생 할머니
친구들 고양이까지
안아주고 갈 걸 그랬어
길을 묻는 할아버지
외로운 나그네에게도
조금 더 친절하게 말할 걸 그랬어

죽었다 생각해 보니
죽었다 생각해 보니
이 세상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아있네요
맛있는 것도 더 먹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다양하게 핀 꽃들과
나무와 함께 할걸 그랬어

마음을 열고 친구처럼

잘 지낼 걸 그랬어
조금 더 이해하고 바라볼 걸 그랬어
미안하다고 먼저
다가가 말할 걸 그랬어
자존심 버리고 사랑한다고 말할 걸

염라대왕에게 연락이 왔어
나는 살아 돌아간다고
눈을 떠보니 세상이
너무 아름다운 거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놀이XOO (쿤타킨테) 밥먹고 차마시고

같이 놀기 어렵다.’ 쿤타킨테님의 말이 와닿습니다.

너무 만들려고 애쓰는 대신 <밥먹고 차마시고>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는 놀이 그리고 같이 논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11.24() 퍼포먼스 현장에서 따뜻한 차를 함께 마시며 나눈 삶과 놀이에 관한 가지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1. 놀이의 개념

편히 즐기는 개념의 놀이 VS 경쟁 요소가 다분한 놀이
- 논다’는 정적인 쉼을 말할 수도 있고 자발성을 띈 동적인 게임이 될 수도 있으며, 영어로는 연극(PLAY)을 뜻하기도 한다.

놀이를 놀이’하기’에 연결지으면 진짜 놀이가 될까? 
- 순수한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자의식이 없이 놀아야 비로소 진짜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닐까. 
- 그런 의미에서 예술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예술과 비슷한 면도 있다. 예술과 예술’하기’가 다를 수 있듯이.

 

2. 디지털 가상 세계와 놀이

디지털 매체를 만지는 것은 쉬는 걸까?
- 아니, 그건 쉬는 것이라 말하지만 정작 쉼이 아니다.

같은 놀이를 가상의 세계로 옮겨 가서 한다면,  이것을 놀이 한다고 할 수 있을까?
- 10대 시절 컴퓨터 게임에 중독이 되었던 적이 있다. 혼자하는 게임을 많이 했고 삼국지, 대항해시대 같은 롤플레잉 장르를 통해 가보고 싶었던 나라를 가상 세계에서나마 가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하지만 실상은 마우스만 누르고 7시간 넘게 앉아있었던 것이니 종국에는 허무하더라.
- 낯선 곳을 볼 수 있는 게임은 즐길 수 있었겠지만 만약 아주 익숙한 길을 보는 게임이라면 즐겁지 않을 것 같다.

3. 공포를 대면하여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놀이

놀이로 공포를 이길 수 있을까?
- 작년 이맘 때 클라이밍을 하다 낙상을 해서 척추를 다쳤다. 몸이 어느정도 회복되자마자 다시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부상은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올 것 같았고, 클라이밍을 다시 대면하지 않으면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친 그 장소에서 2달간 클라이밍을 했고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은 완전하게 이겨냈다.
-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생겼다면, 오히려 외면하지 말고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는 것도 좋다. 물론 용기가 필요하지만. 놀이는 거기에 재미와 위트를 더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4. 놀이와 노동

노동을 놀이처럼 할 수 있을까?
- 아프리카에서 물을 긷는 노동을 놀이처럼 만들어서 하고 있는 영상을 본 적 있다. 하지만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놀이인지 노동인지 구분하고 있을 것 같다. 놀이든 노동이든 어차피 물을 길어 올린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 노동의 속성으로 보았을 때 놀이와 구분이 필요하다. 노동을 놀이라고 한다면 착취가 정당화될 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은 육체에너지를 소진하기 때문에 이후 휴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도파민을 마구 뿜으면서 놀고 난 이후에도 휴식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쳐서 노동도 할 수 없다. 몸이 박살난다.- 놀이로 위장한 노동을 보았을 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마치 발바닥에 걸레가 달린 실내 슬리퍼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5. 놀이가 가진 자발성과 자율성

놀이는 왜 할까?
- 예술과 놀이 모두 무료함을 달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는 있지만, 그런 기능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다.
- 청소년 시설에서 일한 적 있다. 청소년의 놀이는 ‘왜 공부하지 않니?’라는 질문으로 연결이 된다. 사실 그들은 놀 거리도 없고 돈도 없다. 그래서 어른인 나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적절한 개입을 지향했다. 지나친 간섭과 방치 사이에서 위치하려고 했다.
- 놀이와 휴식은 조금 다르다. 어떤 놀이는 어쩌면 자발적이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에게 ‘덕질’은 쉬거나 놀이 하기가 아닌 자발적 노동이라고 느껴진다.

 

6. 놀이와 교육

놀면서 학습하는 것?
- 어렸을 때 선생님들이 당시엔 놀이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교육적 성격이 강했다. 무언가를 재밌게 하면서 학습 요소를 습득하도록 유도하는 매개였을 것이다.
- 부모, 친구와 안전하게 같이 놀이를 하면 즐거웠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조금 다치더라도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 잘한다는 말을 붙이지 않아야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내게 있어 뜨개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그냥 그 행위 자체가 즐거우니까 뜨개질이 나에게 놀이가 된다. 뜨개질을 잘 하기를 강요받고 내가 이를 수용하면 더 이상 뜨개질은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없다.

각자의 효율-생산-위계에 대한 입장과 기준, 개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정답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놀이 같은 친숙한 것조차 우리에게 주는 함의가 많은 것처럼 말이죠. 

놀이 대한 다각적인 공동 리서치, 전시와 퍼포먼스는 우리 삶에서 정의하기 어려운

탈효율, 탈생산, 탈위계를 어떻게 고민해볼지 출발지점을 알려주는 했어요!

 

미정 그룹과 귀한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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