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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넌 왜?/나이 위계를 고민하는 [류하]

나이 위계를 고민하는 [류하]

2022. 10. 7.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기하는 사람, 류하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10년동안 엔지니어로 근무했어요. 당시 인천에서 근무 했는데 퇴근 통근버스를 타고 자주 서울에 가서 필사적으로 놀곤 했죠. 연극 공연 보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러다 결심을 하고 연기예술학과에 진학을 하면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TV에서 재미있게 미국드라마 <케빈은 열두살> 줄기 조명이 연극 무대 위의 주인공을 비추는 장면이 나와요. 마치 등장인물에게 생명을 주는 것처럼 보였고, 다른 편으로 성인이 공연을 보면서 연기는 특별한 사람만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실제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부러운 마음도 컸고요. 그러다 문득 나는 행복에 이르려는 노력 아니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10년을 근무한 회사를 퇴사하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NONE:> 사업 공고를 어떻게 접하셨어요?

정말 우연하게 <NONE:> OPEN TABLE 홍보를 접하게 되었어요. 친구가 이메일 확인할 옆에 있었는데, 서울문화재단 뉴스레터를 읽고 있길래 화면을 흘깃 보고이거 뭐야? 하면서 같이 읽어봤어요. 주제 강의 <다양성 시대의 예술-관점에서 실천까지> 관심이 가더라고요. 강의도 재미있고, <NONE:>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참여해야지.’ 결심을 했어요. , 이메일을 같이 친구는 근무 시간이 겹쳐 같이 참여하지는 못했네요.(웃음) 

 

<NONE:> 이라는 성평등/탈위계와 같은 안전망 관련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자신의 문제의식이 있으셨나요?

제가 서른이 넘었을 , ‘막내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처사 토로한 나이 어린 회사 후배들이 있었어요. 보통 직장에서 막내는 누구나 있지만 모두가 귀찮아 하는 잡무를 수행하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역시 막내 시절에 그런 관행에 불만은 있었지만 당연하게 잡무를 처리 했고, 시간이 지나 막내를 벗어나고 나서는 선배들처럼 행동하게 되었어요. 물론 종종 제가 일손을 거들어주기는 했어도 내가 막내를도와준다 생각했죠.

택배가 뭐라고 제가 옮길 때까지 아무도 손을 대고 있었어요? 없으면 간식 챙겨먹기 어렵겠네요.”
어느 막내 직원이 뜨끔한 말을 했어요. 공용 간식이 들어있는 택배 상자가 사무실 입구를 막고 있었고, 통행이 불편하니 누군가는 치울 법도 했지만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거든요. “이런 일을 막내가 해야하지?” 이런 의문을 처음 가지게 순간이었어요. 이후 위계로 인해 발생하는 불합리한 일이 하나 발견되기 시작했어요.

회사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직급이 올라가서 나이 때문에 발생하는 위계를 알아차리기 어려웠어요. 그런데 30 후반에 대학원 들어가 20~30 친구들과 같이 연기를 공부하면서 나이가 그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꼈어요. 연기에 대한 피드백 주기를 어려워했는데, 제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언니 혹은 누나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기 어려웠던 것이었어요. 동등한 입장이지만 단지 저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조성된 위계적 분위기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더욱 나이로 인한 위계 상황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려고 노력합니다.

 

당연하지 않은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에서 당연하지 않은 걸 인식한 사람
나아가 당연하지 않다고 말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그렇다면 위의 문제가 어떤 고민 또는 실천의지를 낳게 되었나요?
저는 인식부터 시작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역시 위계구조 안에서 피해자이고 가해자일텐데 그런 입장에 있다는 자체를 몰랐어요. 일단 제가 위계 감수성이 낮음을 깨달았고, 몰랐던 것을 이제 알았으니 자연스럽게 제가 변화할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혼자서는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더라고요? 여전히 옳고 그름을 모르는 , 부당함을 발견했지만 슬쩍 모르는 척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NONE:> 4 소그룹 위계팀에 뛰어들었어요. 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가 잘못인 몰랐던 것을 아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어서요. 30 이하 연령대가 활발하게 작업하는 예술 분야에서 40대에 접어든 나이는 위계 폭력의 가해자에 훨씬 가까울 텐데 제가탈위계 말해도 되는지 고민이 되기도 했어요. 가해자이지만 동시에 피해자임을 받아들이고, 자성을 통해 가해의 요소는 줄이면서 피해자를 보호할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보기로 결심했어요. 어쩌면 제가 완전히 변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노력하지 않으면 점점 가해하는 상황이 늘어날 같아서, 노력을 해야 조금쯤 나아진 지금의 수준을 유지할 있을 같아 탈위계를 외쳐보려고 합니다.

 

<NONE:> 플랫폼이 되어 개개인이 모여 커뮤니티로 만나고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 형식이에요. 약간은 낯선 흐름이 어떠세요?

개개인이 모여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구조라 좋았어요. 서로 알고 있고 뜻이 맞는 사람들은 이미 무언가를 하고 있었겠죠? 나와 성향이 맞아 친구로 지내는 사람이 나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것은 아니에요. 프로젝트를 함께 해볼 동료가 없던 사람들이 모일 있는 플랫폼이며, 다수에게 열려있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있었다고 생각해요.

 

성평등/탈위계라는 단어가 조금 딱딱한 단어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혹시 다른 단어를 고민해 본적 있으시거나, 평소 자주 사용하시는 관련한 단어가 있나요? 또는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단어들도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위계 구조가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를 대신할 있는 다른 단어를 고민해본 적은 없었네요. 회사 다닐 때는 직급이 가진 위계 보다는권력 있고 없음이 더욱 작용했던 같고요. 성평등 관점에서 저는 성별을 붙인 남자친구, 여자친구보다는연인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좋아해요. 상대방이 좋은 의도로 말하더라도 여성을 꽃에 비유하거나 천생 여자라는 표현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아이템 한 가지를 소개해주세요! 

조금 전에 양면 색종이로 개의 종이 비행기를 접었어요. 앞과 뒤의 색깔이 다른 색종이는 모순된 저를 설명하고, 비행기의 형태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반영해요. 끝이 뾰족한 종이 비행기와 뭉툭한 종이 비행기 중에 무엇이 날아갈 같나요? 날려보기 전에는 대부분은 뾰족한 종이 비행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동시에 날려보면 앞이 접힌 것이 훨씬 멀리 날아가요. 직접 날려 보았거나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었다면 저는 뭉툭한 종이 비행기를 고르겠죠. 지난 저의 행동을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마치 개의 종이 비행기처럼 고를 있는 옵션은 있었지만 무지로 인해 나은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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