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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넌> 2021 프로젝트 보기/릴레이토론 <확성기> 란?

릴레이토론 <확성기 : 확장하는 성평등·탈위계 이야기>

2021. 7. 12.

“보이지 않는 일상의 관습과 침묵에 도전한다”
릴레이토론 <확성기 : 확장하는 성평등·탈위계 이야기>

 

최근 몇 년 간,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의 고발이 줄을 이었다. 대부분의 고발은 문화예술 현장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재판으로 넘어갔으며, 방청연대를 통해 성평등과 탈위계를 고민하는 연대체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처음에는 사건의 선정성에 놀라 세간이 떠들썩했으나 점차 이와 같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문화예술 현장의 교육/창작/노동 환경에 대한 성찰이 생겨났다. 수직적 위계의 도제가 빚어내는 불합리한 창작 환경, 위계로 인해 발생하는 폭력 사건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의 부재, 비정규직과 프리랜서가 대부분인 문화예술계의 특징으로 생겨나는 위험 등을 인지하게 되었고, 현재는 여러 주체가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대학 내 학생인권에 대한 문제제기,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제정 노력, 성폭력 사건을 예방하고 사건 발생시 책임을 지우기 위한 공모사업 절차의 개선 등이 이러한 노력의 면면이다. 


릴레이토론 <확성기>는 지난 노력의 결과를 존중하고 앞으로 어디를 향해 가야할지 고민하며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지금까지는 성평등·탈위계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을 빠르게, 동시다발적으로 수면 위로 부각하는 데 집중해온 듯하다. 제도적인 개선에 집중한 토론회가 열렸고, 법적 책임 또는 법적 안전망에 관한 관심이 정말 높아졌음을 체감한다. 


그러나 일상 구석구석 스며들어있는 문화적 관행은 뿌리 깊고, 바뀌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거대한 의제가 던져졌지만 아직도 이야기되지 못한, 또한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던 구체적인 문제들이 삶의 발목을 잡는다.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 사업>은 이러한 낡은 관습들을 직면하고, 실천적으로 삶을 재조직하려는 시도 위에 서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히 토론회는 성평등·탈위계에 관한 담론을 확장하려는데 목적을 둔다. 운영단은 민감한 주제를 피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토론회를 설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몇 달간 논의를 진전시켰다. 다소 우왕좌왕하면서도 구체적 실체가 있는 현장의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논의를 성급히 일축하지 않고, 깔끔한 체계를 먼저 세움으로써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잘려나가지 않게 노력하면서 토론회를 설계했다. 몇몇 운영단의 고민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지점이 많을 것이다. 모쪼록 많은 참여로 문화예술 현장의 부족한 공백을 함께 채워가며 그동안 수면 아래 잠겨 있었으나 꼭 필요했던 이야기가 확장되고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 릴레이토론 <확성기> 개요
- 8월부터 10월까지 총 4번에 걸친 릴레이 토론회
- 각각의 토론회는 개최 2주 전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방법 공지
- 각 토론회 주제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참여자 간 대화 위주 토론, 중요 주제에 관한 발제자 위주 토론 등으로 토론 방식 다양화
- 발제문, 토론회 스케치 및 참가자 리뷰 등을 홈페이지, 뉴스레터를 통해 공개

[세션 1] LINE과 카르텔, 위계의 대물림
- 일시 : 8월 9일 (월) 2시~5시
- 소개 : 누구나 막연히 느끼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웠던 라인과 카르텔의 문제를 토론회 참가자 간 대화를 통해 함께 성찰해보는 시간이다. 탈위계와 조직의 필요성, 공평한 기회와 경쟁체계, 개인 창작자에게 미치는 라인의 영향, 서열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소주제별로 모둠을 형성해 깊이 이야기해본다. 모둠 구성을 위해 사전 설문 조사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일상에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경험했던 위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토론참여 의사를 취합하며 토론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자 한다. 
 
[세션 2] 화장실 빅뱅 : 공공공간의 성평등과 다양성
- 일시 : 9월 27일 (월) 7시~9시
- 소개 : 공공 문화예술 공간에 숨어있는 차별과 배제의 성격을 ‘화장실’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시간이다. 영유아, 성별이 다른 보호자, 장애인,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 성소수자 등도 편히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에 관해 연구해오신 분들의 발제와 토론을 통해 모두에게 평등한 공간을 상상해본다.

[세션 3] 돌아오는 가해자(가제)
- 일시 : 10월 4일 (월) 2시~5시
- 소개 : 성폭력으로 법적처벌을 받고 곧 돌아오게 될 가해자 문제를 문화예술현장이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해본다. 미투 운동 이후 예술현장의 분위기 및 일상복귀의 노력, 백래시 등 반복되는 성폭력 대응의 공통분모를 헤아려봄으로써 효력을 상실한 전과가 여전히 문화예술현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대학을 중심으로 돌아오는 가해자 이야기, 언론에서의 사례 후속 취재, 미국 문화예술계 성폭력 사례에서 복귀하는 가해자에 대한 사회 분위기 등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공동체 일원으로서 말하기의 의미를 생각해볼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현재 활발히 작업 중인 발제자들을 모시고 현장을 세밀히 살펴보며 귀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다.

[세션 4] 혐오와 불편, 그 사이의 민원(가제) 
- 일시 : 10월 26일(화) 2시~5시 
- 소개 : 예술청에서 발생했던 ‘화이트 배너’ 사건을 사례로 하여 예술가와 문화예술기관 종사자 등 민원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이 처한 현실을 알아본다. 현장에서 민원은 현장의 이목을 끄는 이슈가 되기도 하고 처리 절차에 관한 궁금증도 많은 분야인데, 공론장이 열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토론회 세션 4에서는 최근 특히 두드러지고 있는 집단적인 혐오 성격 민원 사례가 예술가의 창작의 자유, 기관종사자의 인권 등의 문제와 엮여있는 점에 주목하고, 공동체가 납득할 만한 민원의 처리 근거와 절차에 관한 논의로 확장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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